[서론]
이번에 읽은 웹소설은 피아조아의 시간을 달리는 소설가이다.
피아조아 작가는 고등학생부터 팬픽을 써온 작가로 알고 있는데, 그래서인지 나이에 비해서 기본적으로 필력도 좋고, 또 그 나이대 특유의 재미 감수성도 있어서 글 자체도 잘 읽히지만.
가장 최고의 장점이라고 할 수 있는 건 소재와, 그 소재를 잘 풀어내는 작가의 필력이라고 생각함.
'임기 첫 날에 게이트가 열렸다'라는 전작도 재밌게 읽었었는데 그건 읽은지 한 참 전이라서, 나중에 시간 나면 후기 올릴 겸 다시 재독하기로 하고.
전작에서 믿고 봐도 좋을 작가라는 생각을 가졌기에 이번 작도 고민 없이 읽기 시작했고, 현재 122화까지 읽고서 올리는 후기다.
[줄거리]
너무도 불우했던 한 소설가가 임파선암 진단을 받는다.
그 이후 잠을 자다 깨어났을 때 그는 12살의 자신으로 되돌아와있었다.
기존과 같은 필력을 가지고 있으며, 결국 그 자신의 경험을 바탕으로 쓰는 소설이기에 큰 틀에는 변함이 없을지라도.
그가 과거를 돌아왔다는 하나 만으로 그는 전생의 자신이 경험해보지 못한 큰 성공을 거두게 되면서, 또 한 편으로는 그러한 부분들에 대해서 진지하게 고민하게 된다.
똑같은 소설을 가지고서, 이렇게 극명하게 결과가 차이가 나는 것은, 결국 사람들은 내 소설에 열광하는 것이 아니라, 어린 천재 작가의 등장에 열광하는 것이 아닐까?
이러한 현실적인 고민들이 소설 초중반에 녹아있으면서, 그런 고민들이 문인섭(소설가) 스스로가 과거를 대면하게 하고, 또 한 편으론 주변 사람들과 생활하면서, 결국 자신의 글을 한 단계 더 깊이 있게 만들어주고.
과거보다 더 성장하며, 더 새로운 글을 써내려가며 주변 사람들을 변화시키고, 독자들에게 문학의 기쁨을 전달한다..
까지가 122화까지 읽고 대충 간추려본 줄거리이다.
[후기 겸 잡담]
이상하게 소설가나 혹은 뭔가 문학 관련된 직업을 주제로 한 소설을 읽어본 기억이 없어서, 지금 기억을 떠올려 그나마 읽었던 거를 생각해보면..
'프로페서'랑 '미국 깡촌의 천재 작가' 이 두 작품이었던 것 같다.
전자는 무난했고, 후자는 재밌었는데 묘하게 작가 필력이 좀 지나치게 아재스러워서 가끔 몰입이 깨졌다고 해야하나, 그래서 읽다가 포기했던 작품인데.
피아조아 작가는 기본적으로 나랑 비슷한 나이대에다가, 서브컬쳐 문화라던가 웹소설 문화 이런거에 애초에 익숙한 상태로 성장해온 작가라 그런지 상기 언급한 단점들이 잘 느껴지지 않는다는게 특장점인 것 같다.
읽는데에 거슬림이 없다고 해야하나?
이건 웹소설 읽어본 사람들은 알겠지만, 주인공의 말투라던가, 상황 묘사라던가, 그런게 한 번이라도 거슬리기 시작하면 그 뒤로 쭉 거슬리게 되는데.
피아조아 작가는 본능적으로 그런 걸 피해서 묘사하는데 탁월한 능력이 있는 것 같음.
그렇다고 웹소설을 읽는 사실상의 알파이자 오메가인, '재미'를 잡는데도 일가견이 있다.
자꾸 가르치려 들지 않고(내가 책으로 훈계질 당할거면 웹소설을 왜 봐, 그냥 책 읽고 말지), 이야기의 재미, 정말 딱 정석적이지만 그래서 맛있는 글을 잘 직조해내서, 또 너무 떠먹여주지는 않고 적당히 생각할 부분도 만들어주는.
아직까지는 그런 책이라고 생각하고 있다. 그래서 시간 날때마다 계속 읽을 생각이다.
최근에는 회사 일이 바빠서 웹소설에 집중할 여력도 없긴 한데, 그래도 틈틈히 읽어야지. 내 몇 안되는 취미생활이니까.